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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 느낌표! 이벤트 당선작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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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1년 된 광복절의 하루 글_이홍화

2020년 8월 15일. 남북통일 후 함께 맞이하는 첫 번째 광복절 아침이다. 경제적, 사회적 이유로 아직은 남북 주민 간 자유로운 왕래는 제한되어있지만 오늘은 광복절을 맞이해서 과거 남북이 철책을 사이에 두고 총부리를 마주했던 DMZ 서부전선 지역 파주와 개성 중간지점에 조성된 통일공원에서 남북 사람들이 모여 통일 1주년이 되는 광복절 기념행사를 가진다기에 가족들과 함께 통일동산을 찾기로 했습니다. 남북주민들 중에서 광복절 행사참여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응모해서 무작위로 추첨하는 통일이벤트에서 운 좋게 우리가족이 당첨이 되었거든요.

이미지 차를 타고 통일로를 달려 DMZ지역에 가까워지자 한참 철도공사를 하느라 부산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남북 분단과 더불어 끊어진 경의선이 복원되고 고속철도가 개성을 지나 평양, 신의주를 거쳐 중국과 러시아를 거쳐 유럽으로까지 이어지는 유라시아 횡단철도가 1년만 더 있으면 개통한다며 아들 녀석은 유라시아 횡단철도를 이용해 유럽 배낭여행을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잔뜩 들뜬 모습으로 그날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나 더 해야겠다고 하더군요.

철도공사 맞은편 도로로는 화물차들의 행렬이 길게 이어지며 북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낙후된 북한의 인프라를 개발하기 위해 대규모의 지원프로그램이 실행되면서 이렇게 북한으로 향하는 자재와 인력들로 북한의 모습도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북한 전역에 개성공단과 같은 남한기업들이 운영하는 공단들이 수 십 개가 새로 생겨났고 도로포장과 전력, 통신망, 상하수도 사업 등 대규모 토목공사가 일어나며 침체됐던 건설경기를 시작으로 ‘통일대박경기’라고 불리는 호황이 경제 전반에 일어나서 요즘은 건설회사 뿐 아니라 대부분의 기업들이 인력채용을 대규모로 늘리느라 불과 5~6년 전만해도 취업난이라 불리던 시절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젊은 사람들이 취직할 데가 너무 많아 고민이 될 지경입니다.

통일이 되면 북한에 대한 지원 때문에 경제가 더 어려워지고 취업도 힘들어 질 거라는 비관적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남과 북의 경제는 시너지효과를 내며 동반 고도성장을 이루어내며 ‘역시 한국인들은 다르다’는 말들을 외국 언론에서 앞 다투어 보도할 만큼 경제적으로 통일은 남북 모두에게 축복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미지 그러나 통일이 이렇듯 모든 것이 좋기만 한 것은 물론 아닙니다. 통일 직후 북한주민들의 남한으로의 대거 이주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해 한시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남한 이동을 통제하면서 ‘북한주민들에 대한 차별’이라는 볼 멘 소리도 북한 주민들에게 나오기 시작했고 북한지역에 대한 대규모의 투자와 지원이 역으로 남한 지역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반발하는 남한 내 목소리도 작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불만들을 해소하는 데는 남북 주민들의 인내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차는 어느새 통일공원에 도착했고 우리 가족이 차에서 내려 행사장에 들어갔을 때 ‘정말 통일이 되긴 됐구나’하는 생각이 들만큼 8도의 사투리를 쓰는 사람들이 모두 모여 있었습니다. 익숙한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의 사투리는 물론 TV에서나 들어봤던 평안도, 함경도 사투리까지... ‘이렇게 우리 겨레가 함께 모이기까지 참 많이도 힘든 고난의 시간들이 필요했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남북의 주민들이 함께 모여 광복의 기쁨은 나눈 오늘. 통일은 아직도 진행형이지만 하루가 다르게 남과 북의 사람들은 하나의 마음으로 이어지고 더 이상 통일이라는 말을 쓸 필요도 없을 만큼 하나가 되는 그날이 우리에게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 뿌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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