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

vol 117 | 20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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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기 2차 해외지역회의

가까운 일본부터 지구 반대편의 중남미까지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의 화합과 축제의 장

6월 20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제17기 2차 해외지역회의(일본·중국·캐나다·중남미) 개막식.6월 20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제17기 2차 해외지역회의(일본·중국·캐나다·중남미) 개막식.

일본·중국·캐나다·중남미 자문위원이 참석한 제17기 2차 해외지역회의는 척박한 환경을 이기고 뜨거운 통일의 불씨를 지펴온 전 세계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의 화합과 축제의 장이었다. 14개 협의회 자문위원 482명이 3박 4일 뜨거운 여정을 함께했다.


6월 20일부터 23일까지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제17기 일본·중국·캐나다·중남미 해외지역회의가 열렸다. 행사 시작일인 20일 저녁 유호열 수석부의장 주최 만찬 자리에서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연단에 오른 이학락 남미서부협의회장은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이, 멀리, 빨리 활보하는 새를 ‘알바트로스’라고 한다.

한번 날기 시작하면 며칠 밤낮을 쉬지 않고, 잠을 자면서도 날갯짓을 계속하는 행운의 새다”라면서 “지구 반대편, 이 알바트로스 같은 존재가 바로 남미서부협의회 약 3만2000명의 교민과 55명의 민주평통 자문위원”이라고 소개했다. 통일을 향한 열정, 고국을 향한 뜨거운 마음은 언제나 힘찬 날갯짓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환영사에서 유호열 수석부의장은 “이 자리에 참석하기 위해 브라질에서 27시간, 파라과이에서 36시간 걸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먼 길을 와주신 해외지역 자문위원들에게 감사와 환영의 뜻을 전했다.

21일 오전 오공태 일본 부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일본에는 조총련과 같은 공산주의적 이데올로기를 가진 조직들이 존재하고 있다. 일본의 한국대사관 앞에서는 조총련 소속 청년들이 중국의 북한 식당에서 탈북한 종업원 13명에 대해 우리 정부의 납치극이라는 억측을 부리며 돌려달라고 데모를 한다”면서 “일본지역회의는 이러한 오해와 대립 속에서도 확고한 안보의식과 통일관을 지키기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철 미주 부의장은 “1차 지역회의 때 의장이신 박근혜 대통령께 해외동포는 대한민국의 큰 자산이며 특히 각 지역에서 역량을 인정받은 분들로 구성된 민주평통이 대한민국의 발전과 한반도 평화통일에 큰 역할을 감당할 것이라 말씀드렸고 대통령께서도 공감을 표시하며 감사와 기대를 표명했다”고 회고했다.

이창호 중국 부의장은 “지난 5월 31일 이수용 북한 외무상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에게 ‘새로운 핵·경제 병진노선은 추호도 변함이 없다’고 했다고 한다. 이후 중국의 반응을 보면 ‘혈맹’이라 표현되었던 북·중관계도 점차 옛말이 되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기조연설에서 유호열 수석부의장은 “지난 1월 6일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으로 취임한 날, 북한의 4차 핵실험이 단행됐다”면서 “이제는 더 이상 북한의 무모한 도발을 용납할 수 없는 시기가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유 수석부의장은 “자문위원 여러분과 국민들의 열망, 노력으로 북한 핵 문제는 반드시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고, 우리가 원하는 통일도 우리 시대에 이루어야한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개회인사를 하는 오공태 일본부의장과 이창호 중국부의장, 김기철 미주부의장(왼쪽부터). 6월 22일 배정호 사무처장(왼쪽)의 주재로 진행된 토크쇼. 김정봉, 강철환, 조봉현 씨가 발표를 했다(아래).개회인사를 하는 오공태 일본부의장과 이창호 중국부의장, 김기철 미주부의장(왼쪽부터).
6월 22일 배정호 사무처장(왼쪽)의 주재로 진행된 토크쇼. 김정봉, 강철환, 조봉현 씨가 발표를 했다(아래).

해외지역 자문위원들은 통일 최전선의 전사들

유 수석부의장은 또 “지난 3월 베이징 통일강연회에서 자문위원들을 뵙고 어떻게 하면 우리가 원하는 방식과 방향으로 중국을 움직일 수 있을까를 주제로 중국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면서 북한 제재 문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미온적 태도를 지적했다.

유 수석부의장은 “중국도 같이 제재를 하기로 방침은 정했지만 구체적 행동으로 옮기기엔 미흡한 시점이었다. 그때 중국 당과 정부, 지식인, 언론을 움직이게 만든 것이 중국에서 활동하는 자문위원들이었다”고 회고했다.

한일관계에 대해 “가깝고도 먼 나라처럼 미묘한 이슈가 상존하는 관계”라고 규정하면서 최근 일본 초등학교의 독도 관련 시험 문제를 언급한 유 수석부의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핵 문제 등의 이슈로 더욱 단결하고, 일본 정부와 국민, 언론 등과 대립하는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한마음으로 노력하고 계신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우리말 소통이 어려운 3세대, 4세대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도 드러냈다. 3박 4일 일정 동안 행사장에서는 우리말이 서툰 일본의 자문위원들을 위해 동시통역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통일을 이루지 못하면 민주평통의 자문위원 상당수가 우리말이 서툴러지고 서로의 뜻을 공유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겠다는 우려였다.

그런 점에서 최근 놀라운 한국어 실력 향상으로 한국말 연설까지 훌륭히 마친 오공태 일본 부의장의 열의에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했고, 참석한 자문위원들 역시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국제사회에서 북한 핵을 규탄하는 한목소리를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캐나다 자문위원들의 노고를 치하한 그는 “그 활동이 캐나다 지역 내부뿐만 아니라 해외 여러 나라로까지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타계한 ‘우리의 소원’의 작곡가 안병원 선생에 대한 추모의 말도 덧붙였다. “캐나다에서 생을 마감한 그의 얼과 감각이 캐나다 지역 자문위원들에게로 이어져오고 있음을 잊지 않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미수교국 중 하나인 쿠바에 거주하고 있는 자문위원의 열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1959년 사회주의 공산당 집권 후 김일성과 카스트로는 매우 특별한 관계였으며, 지금도 북한과 쿠바는 매우 우호적인 혈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런 쿠바에 민주평통 자문위원이 계시다는 것은 왜 민주평통이 존재하는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지침을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북아 신뢰 회복의 견인차 역할 해야

이어 그는 ‘민주평통 자문위원 자비로 국내 출장, 돈 없으면 오지 마라?’라는 제목의 연합뉴스 기사를 언급하며 해외지역회의를 개최할 때마다 전체 경비의 10%도 안 되는 수준밖에 지원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절반 이상의 자문위원들이 자비를 들여가며 자발적으로 참석하고 있는 것에 대한 송구한 마음을 함께 전했다.

배정호 사무처장은 업무보고를 통해 제17기 민주평통 활동 목표를 ‘국민 속으로 선도적 통일 준비 추진’이라고 언급하고 국민과 함께, 교민과 함께하는 민주평통의 비전을 강조했다. 활동 목표에 따른 추진과제는 크게 세 가지. 그 첫 번째는 실천적 통일과 대북정책 의제 개발 및 공론화, 통일 준비의 구체화·지방화·국제화에 따른 ‘국민 공감’ 통일 준비 환경 구축이다.

두 번째는 생활 현장의 풀뿌리 통일 여론을 수렴하고 국민통합형 소통과 나눔을 구현하는 ‘국민 동행’ 쌍방향 소통과 여론 수렴 내실화이다. 마지막으로는 제17기 지역회의 개최를 통해 통일 역량을 결집하고 자문위원들의 통일 준비 역량을 극대화하며 통일창조형 미래세대를 육성하는 ‘국민 결집’ 통일 준비 추진이다.

이를 위해 2016년 민주평통은 50명의 운영위원회와 500명의 상임위원회, 그리고 10개의 분과위원회로 구성되는 법정위원회를 운영하며 통일 활동 네트워크를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이번 해외지역회의에 참석한 해외자문위원과의 통일대화를 위해 회의장에 입장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번 해외지역회의에 참석한 해외자문위원과의 통일대화를 위해 회의장에 입장하는 박근혜 대통령.

통일 준비의 구체화, 지방화, 국제화의 세부 과제로 언급된 ‘작은 통일운동’은 지역회의를 지역 통일운동의 거버넌스로 활용하는 한편 지역협의회의 자율적 통일운동 지원을 통해 우수 사례를 전파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으로, 해외 자문위원의 민간 외교사절 역할 확대, 국제사회와의 연대 강화 등과 더불어 각 지역 자문위원들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생활 현장의 풀뿌리 통일 여론 수렴을 위해서는 지역협의회 정기회의 활성화와 ‘평화통일포럼’을 통한 지역사회 통일 담론 주도, 직능별 정책회의를 통한 통일 준비 논의 선도, 남북관계 전문가 의견 수렴을 통한 정책건의 전문성 제고 등의 방법이 언급됐다. 국민통합형 소통과 나눔 구현의 방법으로는 남남갈등 해소를 위한 대통합 활동과 자문위원들의 역량을 적극 활용한 탈북민 지원사업 등이 제안됐다.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은 정책 설명을 통해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적 문제점을 짚어보고, 그 대안으로 동북아 각국의 신뢰 인프라 구축을 제안했다. “3년 전 박근혜정부가 출범할 때와 지금 우리가 처한 환경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돌이켜보면 냉전 종식 이후 지금이 가장 엄중한 환경이 아닐까 합니다.

중국의 급부상, 미국과 중국의 첨예한 대립, 지난해 위안부 문제 해결로 다시 화해의 분위가 조성되긴 했지만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는 여전한 숙제입니다. 러시아와의 관계는 우리가 기대했던 만큼 진전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과제는 북으로부터의 핵 위협입니다.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북한은 핵 개발과 경제 개발의 병진노선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3년간 핵 도발과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며 가장 큰 안보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동북아 정세는 이처럼 변화하는 외교 환경에서 각자의 게임을 하기에 바쁜 형국입니다. 이는 동북아 각국의 신뢰 결핍 때문입니다. 동북아의 신뢰 회복을 위해 우리가 중견국 역할을 해야 할 때입니다.”

박근혜정부의 외교적 성과

박근혜정부의 정책 기조로 삼아왔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해 그는 “올해 초 북한 4차 핵실험으로 일각에서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중단·폐기되었다는 주장이 있지만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지금까지 상당한 진전을 보여왔으며 제재 국면에 접어들면서 잠시 정체된 상황일 뿐”이라 설명하고, “북한이 진정한 변화의 의지를 보인다면 언제든 다시 진행될 수 있는 것”임을 강조했다.

박근혜정부의 외교적 성과에 대한 평가와 과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 3년간의 외교 성과를 돌이켜보면 미국, 중국과의 관계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 소통과 협력이 이뤄졌으며, 협력의 폭과 깊이 또한 넓고 깊어졌다.

어려웠던 일본과의 현안도 끊임없는 협상으로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우리나라는 어떤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도 존재감이 뚜렷한 나라지만 그 사실을 우리 국민들만 모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일본이 얼마나 힘이 센 나라인지, 북한이 얼마나 위험한 나라인지, 한국이 얼마나 위대한 나라인지 우리 국민만 모른다는 얘기가 있다. 우리 국민들은 이제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확인하고 그에 걸맞은 역할을 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21일 오후에는 14개 협의회별 분임토의와 토의 결과를 발표하는 시간이 진행됐다. 일본 동부협의회는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총련과 북한의 주체사상, 선군정치를 찬양하는 조선학교의 실태를 설명하고, 최근 일본 우익세력의 확대로 일본 내 극단적인 민족주의가 대두되고 있음을 경고했다.

일본 동부협의회와 서부협의회는 최근 일본 내 혐한 기류와 함께 번지고 있는 헤이트 스피치의 근절을 위해 유엔에 대표단을 파견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한편 일본 전역에서 사회적인 운동으로 헤이트 스피치 근절에 앞장서고 있다.

14개 해외지역협의회별로 열띤 토론 이어져

일본 중부협의회와 일본 긴키협의회의 중점 사업은 통일교육을 통한 재일동포 4·5세대의 통일의식 배양과 민족정체성 확립이다. 일본 중부협의회는 3·4세가 중심이 된 재일동포사회에서 차세대 통일의식 함양은 일본지역협의회의 필수 과제라고 설명하고, 재일동포 청소년의 약 95%가 일본학교에서 공교육을 받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재일동포 청소년들의 한국방문 지원 등 일체감을 확립할 수 있는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이 논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베이징협의회는 한반도 통일의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인 중국의 수도이자 한국 정부기관과 주재원이 가장 많이 거주해 중국 정부 및 기업과 접촉이 잦은 지역적 특수성을 고려한 통일 활동에 대해 언급했다. 특히 북한의 도발로 중국의 대북한 정책이 변화하고 있는 것은 물론 국민 정서 또한 비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시기임을 간파하고 중국 사회와 밀접하게 교류하고 있는 교민사회를 중심으로 평화통일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나갈 것을 다짐했다.

베이징협의회와 상하이협의회, 광저우협의회, 밴쿠버협의회 등 각 지역협의회는 자문위원과 교민, 차세대를 위한 다양한 통일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오고 있다. 광저우협의회는 최근 ‘찾아가는 통일교실’의 성공적 진행으로 주목받고 있다. ‘찾아가는 통일교실’은 유치부용, 초등용, 중·고등용, 성인용으로 구성된 광저우협의회 자체 제작 교육 프로그램으로, 연령별 눈높이에 맞춘 동영상과 내레이션을 통해 통일교육의 효과를 높여나가고 있다.

외교정책을 설명하는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과 문화 특강을 하고 있는 박길성 고려대 교수(아래).외교정책을 설명하는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과 문화 특강을 하고 있는 박길성 고려대 교수(아래).

칭다오협의회는 한국과 중국의 긴밀한 관계에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담당해온 조선족 단체와의 유대를 강화함으로써 조선족과 함께하는 통일 활동을 확대해나갈 것을 다짐했다. 북한과 공식, 비공식적 접촉이 가장 활발한 지역인 선양협의회는 한국의 약 8배 크기에 달하는 광대한 지역적 특성상 물리적 시간과 비용의 소모가 과다한 것이 통일 활동의 저해요소가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접경지역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통일 활동이 가능하도록 현실적인 지원책 마련을 촉구했다.

젊은 차세대 자문위원들의 활동이 두드러지는 토론토협의회는 북한인권법 제정운동과 참전용사 역사자료 데이터베이스 구축사업을 제안했다. 각국의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한국전 참전용사로서의 자긍심을 고취함으로써 평화통일 공감대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것이 토론토협의회 측의 설명이다.

브라질협의회는 브라질 현지인들을 위한 통일 강연을 지속적으로 준비하는 한편 브라질 사회 내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소통하며 평화통일의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알리는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다짐했다. 미수교국 쿠바에 한인후손문화원을 건립하는 쾌거를 이룩한 중미·카리브협의회는 일제강점기 시절 사탕수수 농장으로 끌려갔던 한인 후손사회의 열악한 현실을 보고하고 이들의 정체성 확립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이산가족 상봉을 재개해야 한다. 가족이 수십 년 동안 만나지도 못한 채 살아온 것은 큰 인권침해다.” 남미서부협의회는 독재정부에 맞서 인권운동을 펼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아돌포 페레스 에스키벨의 말을 인용하며 현지인들이 북한 인권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남미서부협의회는 교민사회는 물론 현지인들과의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통일의식을 고취하는 등 통일의 조력자로서 소임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한류 문화, 아메리칸 팝 못지않은 파급력 가져

2일 일정은 ‘한류의 역동성과 확산’을 주제로 한 박길성 고려대 교수의 강연으로 시작됐다. 그는 “한류 열풍은 인근 중국이나 아시아, 서구를 넘어 팔레스타인 지역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을 정도”라면서 그 척박한 문화 단절 지역에서 한국어를 익히고 있는 소녀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 7대 강국으로 성장한 것은 물론 상품과 문화를 동시에 수출하는 전 세계 몇 안 되는 나라”라고 설명하고 “과거 한국은 분단국가, 규제국가, 압축성장, 갈등사회, 단일문화국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했으나 이후 경제성장국으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절대적으로 문화 강국으로 한국을 인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류는 창조적이고 역동적이며 확산적이다. 민주평통 해외 자문위원들이 통일 활동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직접적인 통일·외교 분야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지만 문화에 대한 부분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과제를 인지하고 해결한다면 한류는 과거 아메리칸 팝문화 못지않은 파급력과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호 사무처장의 진행으로 열린 토크 콘서트 ‘우리가 알아야 할 북한 이야기’에서는 김정봉 한중대 석좌교수와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가 패널로 참석해 북한의 실상에 대해 보고하고 현재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대북 제재 방안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피력했다.

자문위원의 활동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회별 분임토의가 진행됐다(상하이협의회의 분임토의).자문위원의 활동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회별 분임토의가 진행됐다(상하이협의회의 분임토의).

북한의 현재와 미래를 통해 본 대북 제재 방안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북한에서의 탈북자는 모두 민족반역자로 분류된다”면서 “과거 탈북자 가족의 대부분은 처형되었지만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면서부터는 탈북자를 다시 북송해 반대한민국의 선전용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13명의 북한 여성 종업원 탈북으로 김정은의 선전이 거짓임이 드러났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자진 탈북을 주장한다면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임을 부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조봉현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을 대상으로 경제를 제재하는 데는 직접적인 방식이 아니더라도 북한과 거래하고 있는 기관, 기업들을 제재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네거티브 방식으로는 편법, 밀매 등을 막을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하고, 이란과 같은 포지티브 방식의 완전 봉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봉 교수는 “경제 제재조치 이후 북한은 주 수출품목이던 광산물을 대신해 임가공물 수출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숨통을 확실히 조이려면 임가공물의 수출까지 막아낼 수 있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이 편법, 밀매 등을 행할 수 없도록 중국 중앙정부의 지방정부에 대한 강력한 압력 행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로 예정된 ‘해외 자문위원과의 통일대화’는 박근혜 대통령과 해외 자문위원들의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2년 전 민간 통일외교관으로서 적극적인 활동을 당부드린 기억이 난다”면서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고 계시는 소식을 접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감사하다”며 격려의 인사를 전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은 지금도 핵 도발을 계속하며 핵보유국이라는 억지주장으로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면서 “이는 한반도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를 뒤흔드는 중대한 도발이며, 세계 어느 나라도 북한과 정상적인 관계를 맺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의 마지막 날인 23일, 자문위원들은 북한의 실상을 담은 영화 ‘Under The Sun’을 감상한 후 서대문형무소와 전쟁기념관 등지를 방문해 호국선열들의 넋을 기리고 통일 의지를 다지며 3박 4일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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