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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중국부의장

“이론보다 실천적 프로그램으로
청소년 통일교육에 앞장설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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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창호 중국부의장은 “중국을 통일 협력자로 이끌려면 청소년들이 우리 역사와 함께 중국 현대사도 많이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창호 신임 중국부의장은 이미 15, 16기 상하이협의회장으로 일할 때도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추진력으로 현지 사회에 정평이 나 있었다. 17기 중국지역회의 사업으로 청소년들의 ‘가상 통일 시나리오를 통한 연극 공연’, ‘5개 중국협의회 합동 청소년 역사탐방’ 등을 구상하고 있는 이 부의장의 취임 일성을 들어본다.

지난 4월 11일 민주평통 상하이협의회는 우리에게 ‘홍커우 공원’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루쉰 공원에서 제3회 청소년 통일축제를 개최했다. 외국인들의 대규모 옥외집회를 허용하는 경우가 매우 드문 중국 사회에서는 이례적인 행사였다. 바로 2011년부터 상하이협의회장을 맡아 15기, 16기를 협의회장으로 연임한 이창호(53) 신임 중국부의장의 추진력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다.

“기존에는 통일 골든벨 같은 행사를 주로 한국국제학교 등에서 열어왔죠. 하지만 광복 70년을 맞아 윤봉길 의사가 일본군 사령관에게 폭탄을 투척하는 의거를 일으킨 루쉰 공원에서 통일 행사를 치른다면 참가자들 모두에게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게 다가갈 것이라고 생각해서 일을 추진했습니다.”

결국 이 부의장은 중국 당국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고 400여 명의 교민, 학생들과 역사적 현장에서 뜻깊은 행사를 열 수 있었다. 2003년 중국에서 굴삭기 부품 제조업체를 설립해 2010년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사업가로서 명성을 쌓은 데다 그간 현지 사회에 많은 기부와 봉사를 해오며 중국 측의 탄탄한 신뢰를 얻었던 그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렇게 통일 사업에 도전적이면서 적극적인 이 부의장이지만, 애초부터 통일 문제에 각별한 관심이 있거나 아이디어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사실 통일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못한 상태에서 상하이협의회장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행사에 꼬박꼬박 참여하고,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것 정도만 열심히 하면 되겠지 싶은 마음으로 시작했죠. 그런데 정작 민주평통 활동을 하면서 배운 것이 엄청납니다. 우리 역사와 통일에 대해서도 정말 많이 배우고 통일교육과 사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죠.”

한반도 접경국인 중국, 통일에 중요한 역할

특히 그는 민주평통 활동을 통해 중국에서 공부하는 교포나 주재원 2세들의 교육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공교육을 통해 국사 교육을 받는 국내 청소년들과 달리 해외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우리 역사와 통일 문제를 제대로 배우거나 고민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 이 부의장의 자녀들조차 “불국사가 무엇이냐”고 묻는 것을 듣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민주평통이 주최한 통일 골든벨 행사 등을 통해 재중 한국 학생들이 우리 역사를 새롭게 배워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누구보다 큰 기쁨과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상하이는 오늘의 대한민국이 가능하도록 선조들이 독립운동을 펼친 임시정부의 현장이 아닙니까. 그만큼 저로서는 더욱 큰 애착을 갖고 통일운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이죠.”

그는 북한과 지리적으로, 정치적으로 가장 근접해 있으면서 한반도 통일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중국에서의 민주평통 활동이 그 어느 해외 지부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17기 민주평통 중국지역회의가 앞으로 ‘현장에서 몸으로 실천하는 사업’을 좀 더 활발히 펼쳐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간 포럼이나 세미나는 많이 열었고, 논의도 충분히 했습니다. 물론 이런 이론적 작업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탁상공론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학생들의 교육 프로그램에 접목해서 실제 해봐야 합니다.”

그 구체적 방안으로 그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통일 상황을 가상해서 직접 시나리오를 써보게 하고, 이를 연극으로 표현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만일 통일이 된다면 북한 주민들은 얼마나 중국으로 오게 될까? 그들이 중국으로 밀려온다면 우리는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등의 질문을 하고 이 같은 상황을 연극으로 만들어본다면 말로만 하는 통일교육보다 훨씬 생생한 체험이 될 수 있으리라는 것.

“이렇게 학생들이 창의적으로 만들어내는 시나리오를 취합하고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서 제기되는 문제점 등을 정리해보면 그 자체로 훌륭한 통일 자료가 되는 것이죠. 우리 통일교육의 과제나 한계를 찾아내고, 좀 더 나은 향후 사업계획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고요. 이런 작업을 중국지역회의에서 먼저 시작해 자료로 만들어 다른 해외 지부에 소개하면 각 나라 사정에 맞게 응용한 청소년 프로그램이 재생산될 수도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그가 구상하는 또 다른 17기 사업계획은 중국 내 한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역사탐방 프로그램. 중국에 다섯 개 지역협의회가 있는데, 1년에 한 번, 각 지역별로 10명씩 총 50명의 학생들을 모집해 답사단을 꾸리는 것이다. 독립군들의 발자취가 서린 중국 내 유적지를 탐방하거나 북·중 접경지역을 찾아가 북한 사람들이 중국과 보따리 무역을 하는 광경 등을 직접 눈으로 보게 하면 그보다 더 큰 산 경험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끝으로 이 부회장은 재중 한국 청소년들이 한국과 중국 사회를 연결하는 문화·외교사절이 되어야 한다며 이렇게 포부를 밝힌다.

“중국을 한반도 통일의 일등 협력자가 되게끔 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이해하고 이들에게 우리의 성의를 보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중국에서 공부하는 한국 학생들에게 한국 역사 못잖게 난징학살이나 중국 항일운동 등의 중국 현대사 공부도 열심히 할 것을 더욱 독려할 계획입니다. 또 중국 현지 사회에서 봉사활동도 더 많이 하도록 이끌 것이고요. 앞으로 중국지역회의 활약을 지켜봐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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