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공감

이달의 공감 할아버지의 고향

민통선 부근 어느 마을
그 마을에서 북쪽이 멀리 내다보이는 언덕 위에
할아버지가 살고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얼음이 녹을 때면
북에서 내려오는 고향 향기에 이북에 있는 가족들을 생각합니다.
가난하여 배부른 적이라곤 없지마는
그 짧은 시간들이
흰 천에 물이 든 듯이 가슴속에 생생히 살아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하늘을 나는 새들을 바라보면서
할아버지는 새가 됩니다.
새가 되어 철조망 너머 강산을 지나 고향에 가는 것으로
가지 못하는 것을 쓸쓸하게 달랩니다.
새들은 저리도 자유로이 오고 가는데
사람들은 어째서 서로 상처 입히고 문을 닫아버리는지…
겨울이 끝나고 추위가 가실 때면
할아버지의 마음은 고향을 향해 훨훨 날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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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헌고등학교 1학년 오헌석
민주평통 서울 중구협의회가 주관한
‘행복한 평화통일 글짓기 그림 공모전’ 고등부 최우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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